2017년이 시작된지도 몇 주가 지났습니다. 계획하셨던 일들은 잘 진행되고 있으신지요? 교회에서도 일년 일독을 목표로 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예수 믿고 평생 한 번은 해야하는 일은 성경채 한 번이라도 읽어보는 것입니다. 물론 한 번이 아니라 여러번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읽다보면, 매일 새롭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배워야 하고 공부해야 하는 내용도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올해는 우리 모두가 성경책을 다 읽게 되기를 바랍니다.
작심 삼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삼일을 가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3일에 한 번씩 다시 결심하면 된다는 말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면 작심한데로 다 이룰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여러분이 새해를 시작하면서 작심하신 일이 있으면 올 한 해는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작년 12월부터, 매 주일 아침에 성경을 읽고 있습니다. 올해 1월달에는 누가복음을 읽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읽었던 내용 중에 오늘 본문이 있습니다. 지난 주 말씀을 읽으면서, 오늘 본문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해석이 궁금했습니다.특히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라고 말의 의미가 궁금했습니다. ‘개처럼 벌어도 정승처럼 쓰라는 말씀일까? 어떻게 돈을 벌더라고 잘 사용하면 된다는 의미일까? 이런 질문들이 제 안에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묵상하면서 깨달은 몇 가지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2. 청지기
오늘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키워드가 있는데요. 그것은 ‘청지기’라는 단어입니다. 청지기는 시중 드는 자, 섬기는 자라는 뜻이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 저희들에게 청지기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본문의 내용도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해 주신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주신 명령도 청지기의 직분을 잘 감당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람들에게 주셨던 임무가 창 1:28절에 나옵니다.
“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이 말씀의 첫번째 의미는 “땅, 바다, 물고기, 하늘, 새,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들은 신이 아니라, 사람인 우리가 잘 관리하고 다스리는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의미는 하나님의 백성들은 청지기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 임무를 소홀히 하면 생기는 현상이 바로 지구 오염입니다. 사람이 잘 못했는데, 고생하는 것은 땅과 바다와 물고기와 하늘에 있는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들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의식은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잘 관리하고 다스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환경도 살고 우리도 살 수 있습니다. 청지기 의식을 가지고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잘 관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것은 자연 뿐만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물과 시간과 재능들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우리가 타고 있는 자동차, 은행에 저금한 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 우리에게 주어진 재능들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교회 건물도, 우리이 영향력도, 모두 다 우리 것 같은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모두 우리 것이 아닙니다. 변론 같지만 사실입니다. 우리가 누리고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은 얼마 동안은 사용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주거나 그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솔로몬 왕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솔로몬 왕은 엄청난 부를 누렸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가 누리던 부유함도, 그가 살아 있을 동안만 그가 잠시 누린 것입니다. 그가 죽자 그가 자랑하던 모든 부는 다른 나라로 넘어갔습니다. 솔로몬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이 그의 것도, 그의 자손의 것도 아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빌게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21세기에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이지만, 그것도 그가 잠시 맡고 있는 것입니다. 그가 죽으면 그의 부도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닙니다.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영원히 소유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빌게이츠가 가지고 누리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어야 할 의식이 바로 ‘청지기’ 의식입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허락하신 것들을 잠시 내가 관리하고 있다는 의식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어야할 의식입니다. 주인이 달라고 하시면 돌려 주어야 하는 것이 청지기의 운명인 것입니다. 청지기의 역할은 주인이 어떤 일을 맡겨주실 때까지 입니다. 그 때까지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이 청지기의 의무이고, 책임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네를 네 청지기로 둘 수 없으니 자네가 맡은 일을 다 청산하게” 라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처럼 청지기 직분을 잘 감당하지 못했을 때, 주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수 있는 내용입니다. 얼마나 두렵고 떨리는 말씀인지 모릅니다. 그만 두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당해본 사람은 압니다. 그 사람들이 하는 말도 비슷합니다.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구나’ 하늘이 꺼지고 땅이 꺼지는 기분입니다.
따라서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청지기로서 열심히 일해야 될 것입니다. 주님이 보시기에, 청지기가 주님의 것을 낭비하는 것 같아 그만 두라고 하시는 말씀처럼 두려운 말씀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할 밤이 찾아옵니다. 따라서 밤이 오기 전에 청지기로서의 직분을 우리가 잘 감당해야 합니다.
할 수 있는 때 열심히 하라. 맡겨 주신 것이 많을 때 잘 하라! 이 말들은 청지기들이 특히 새겨 들어야 하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제가 목회를 하고 있는데요. 제가 지금하고 있는 설교, 사람들을 가르치고, 만나는 일들, 여러 가지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항상 제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언젠가는 제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날이 온다는 사실입니다. 주인이 보시기에 만족스럽지 못해서 일수도 있고, 제가 청지기로 감당할 수 없어서 쉬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하고 싶어도 밤은 오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바울의 고백은 참으로 인상 깊습니다. 그가 주님이 맡겨주신 일들을 충성되어 다 한 후에 했던 말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행 20:24)”
인생의 푯대인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달려갔던 자신의 생을 마치면서, 바울이 했던 고백입니다. 후회함이 없는 청지기로서의 삶을 살았다는 고백으로 들립니다. 여러분과 저의 고백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고백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시원하게 해 드리는 고백이 될 것입니다.
“충성된 사자는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 (잠 25:13)” 땀이 주룩 주룩 흐르는 날에 마치는 얼음 냉수 같은 존재. 주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존재가 여러분과 저이기를 바랍니다.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은 우리에게 맡겨주신 청지기로서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3. 주인의 마음을 답답하게 했던 청지기
그런데 오늘 본문의 청지기는 바울과 같지 않았나 봅니다. 주인의 마음이 가볍기는 커녕 청지기가 했던 일들을 들으면서 무거워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주인은 청지기에게 해고 통지를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청지기의 마음이 얼마나 답답한지 3절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할까?” 그런데 그가 묘안을 생각해 냅니다. 청지기의 지혜인 셈이지요. 그가 생각해낸 묘안이 4절에 나옵니다.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 이렇게 하면 직분을 빼앗긴 후에 사람들이 나를 자기 집으로 영접하리라’ 하고’ 그리고는 자기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서 빚을 탕감해 줍니다. ’얼마나 빚졌지요? 기름 백 말이요. 그러면 여기에 오십말이라고 적으세요. 얼마나 빚졌지요? 밀 백섬이요. 그러면 여기에 팔십 섬이라고 적으세요’ 이를 알게 된 주인이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요? 그런데 오늘 본문의 주인은 쿨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주인의 재산에 손해를 끼친 사람인데 벌을 내리기는 커녕 칭찬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대부분의 주인들은 화를 낼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본문의 주인은 특별합니다. 청지기가 한 일들을 기특하다고 칭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9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 (9절)”
불의한 방법으로라도 친구를 사귀라는 말씀일까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른 번역에는 이 부분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세속의 재물로라도 친구를 사귀어라. 그러면 재물이 없어질 때에 너희는 영접을 받으며, 영원한 집으로 들어갈 것이다”
4. 세상의 제물로 친구 사귀기
세상의 재물로 친구 사귀기. 이것이 주님이 청지기가 했던 일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자기에게 맡겨진 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를 보면서, 그를 지혜롭다 라고 평가하셨던 것입니다. 이것은 또한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것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인지 알려주고 계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청지기가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의 빚을 탕감해 줄 수 있는 배경에는 철저하게 주인의 것은 내 것이 아니다 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주인 것인지 내 것인지”구별을 못하고 있을 때와 “이것은 내 것이 아니고 주인의 것”이라는 인식을 가졌을 때의 청지기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전자 일때는 그가 낭비했지만, 후자 일때는 그가 지혜롭게 일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것이 내 것이다는 의식과 주님의 것이다는 인식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청지기 의식은, 나는 단지 주인님의 것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내가 힘들게 번 돈이라도, 그것이 주님의 것이라는 고백이 청지기의 고백일 것입니다. 또한 세상의 물질로 친구를 만들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 이야기입니다. 영화가 192분이나 되는 아주 긴 장편 영화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3번 보았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쉰들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는 꿈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자, 쉰들러는 나찌 당원이 되었고, 독일군에게 뇌물을 바치면서 군수품을 조달하는 공장을 경영했습니다. 나찌 장교들을 매수해서 수용소에 갇혀 있는 유대인들을 노동자로 사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그는 엄청난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쉰들러는 유태인 학살에 대한 양심의 소리를 듣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가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세계 최고의 부자라는 꿈을 버리고, 사비를 털어 나찌로부터 유대인들을 사서 고향으로 데려가는 일이었습니다. 쉰들러는 약 1,100명의 유대인들을 돈으로 사서 그들을 자기 고향에 데려와 새로 차린 공장에서 일하게 하면서 보호해 줍니다. 그리고 2차 대전이 끝나고 독일군이 항복하자, 쉰들러는 자기 공장에서 일했던 유대인들에게 자유를 줍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쉰들러 때문에 살아난 유대인들과 그의 후손들이 그의 장례식에 참석해서 묘지 위에 돌을 하나씩 올려 놓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이 영화의 한 장면 중에서 인상 깊은 부분은 전쟁이 끝난 직후에 쉰들러가 1,100여명의 유대인들과 헤어지는 장면입니다.
유대인들은 쉰들러에게 두 가지 선물을 줍니다. 하나는 쉰들러 때문에 살아난 유대인들의 명부입니다. 또 하나는 금 반지 하나였습니다. 사람들이 금 이빨을 뽑아서 녹여 만든 것입니다. 이 선물을 받고서 쉰들러는 자기 자가용을 가르치면서 ‘내가 왜 저것은 팔지 않았는지, 그랬다면 열 명은 더 구했을텐데’라고 말하면서 흐느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쉰들러는 세상의 재물로 많은 친구를 얻은 사람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약속대로 그의 친구들이 그를 영원한 처소로 영접했습니다.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하나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맡겨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돈도 주실 것입니다. 시간도 주실 것입니다. 재능도 주실 것입니다. 영향력도 주실 것입니다. 건강도 주실 것입니다. 청지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비록 내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님이 나에게 잠시 맡기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주님이 맡겨주신 것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낭비하는 인생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주님이 맡겨 주신 것을, 선한 일에, 친구를 만드는 일에, 나아가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맡겨 주신 것을 우리가 죄 짓는데, 악을 행하는데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신에 주님이 기뻐하실 일들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시고, 그 곳에 사용하실 바랍니다. 그것이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렇게 하는 것을 작은 것에 충성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작은 것에 충성하는 사람이 큰 것에도 충성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작은 것에 부정직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부정직하다고 하셨습니다. 세속의 재물을 다루는데 충실하지 못한 사람에게 주님이 참된 재물을 맡기실리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작은 일에 충실하는 훈련을 잘 해야 합니다.
땅에 있는 것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늘의 것도 충실할 수 있다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드리는 청지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 인생의 밤도 금방 찾아옵니다. 일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주님을 위해 일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